개발 이야기: 밸런스와 직업 세트 디자인

개발 이야기: 밸런스와 직업 세트 디자인

개발 이야기는 저희가 어떠한 절차와 철학에 따라 게임을 조정하는지를 다루는 부정기 연재 게시물입니다. 현재 성역에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아래 내용은 모두 디아블로 III 및 클래식 게임 팀에서 전해드리는 이야기라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저희는 디아블로 III를 위한 여러 콘텐츠 패치를 제작하고 있으며, 지난 11월에는 그 첫 번째 타자로 2.6.7 패치를 내보냈습니다. 이 패치로 성전사와 수도사는 새로운 직업 세트를 한 개씩 받았고, 야만용사는 소용돌이 게임플레이가 크게 달라졌죠. 그 결과 게임 종반의 메타가 완전히 바뀌었으며, 저희는 바라던 바가 이루어져 대단히 만족합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2.6.8 패치가 현재 개발 중이기 때문이죠. 다음 공개 테스트 서버를 열기 전에, 추후 패치에서 저희가 어떤 생각으로 직업 세트의 밸런스를 조절해 갈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중요한 항목이 몇 개 있으니 빠짐없이 읽어 보세요!


목차


정복자와 대균열 단계

저희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아블로 III의 밸런스를 조정합니다. 데이터는 빌드 가이드와 인기 스트리머의 게임플레이, 순위표 등의 다양한 출처를 통해 축적되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저희가 기록하는 내부 데이터일 겁니다. 그 덕분에 저희는 각 항목의 상위 1,000명을 넘어서는 다량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데이터는 그 자체만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데이터란 계속해서 모습을 바꾸는 큰 그림의 일부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합니다.

  • 각 플레이어의 정복자 레벨
    • 정복자 레벨은 플레이어의 장기적인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데이터의 여러 부분을 비교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 각 직업 세트의 의도한 디자인과 실제 게임 내 기능
    • 이 세트의 가장 큰 장점은? 약한 괴물을 대량으로 처리하는 데 좋은가? 아니면 균열 수호자를 처치하는 데 좋은가? 지원 역할을 하는가? 솔로보다 파티 플레이에 더 좋은가? 다른 기능을 할 필요는 없는가?

  • 다음은 저희가 전체적인 직업 밸런스를 고려할 때 피하는 사항입니다.

  • 시즌 강화 효과와 해당 효과가 전체적인 위력에 미치는 영향
    • 저희는 전체적인 직업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지 않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시즌 강화 효과를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 이 경우 비시즌 플레이어의 데이터가 특히 유용합니다.
    • 일부 강화 효과는 특정 직업에 더 좋거나 더 나쁠 수 있지만, 시즌 강화 효과는 일시적이므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직접적인 직업별 1:1 비교
    • 저희는 모든 직업의 위력이 비슷하기를 바라지만, 모든 직업이 특유의 판타지를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 모든 직업은 비슷한 목표를 직업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밸런스를 조정할 때는 기준점이 필요합니다. 디아블로 III 직업 세트의 "이상적인" 위력은 캐릭터의 정복자 레벨이 5,000 솔로로 대균열 130 정도를 도는 수준입니다. 이 기준은 어떤 분에게는 높게, 어떤 분에게는 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바람직한 일입니다. 저희가 대부분의 플레이어에게 이득이 되는 중간점을 찾았다는 뜻이니까요!

다음은 플레이어의 정복자 레벨을 5,000으로 계산했을 때 각 직업이 달성한 평균 성적입니다. 2.6.7 패치가 출시되고 몇 주가 지난 후, 전 세계의 플레이어 순위표를 종합하여 도출한 비시즌 데이터입니다.

야만용사

성전사

악마사냥꾼

수도사

강령술사

부두술사

마법사

대균열 평균

130

138

125

130

123

130

130

위의 데이터를 보면 기준을 초과하는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을 한눈에 파악할 있습니다.

다음은 같은 시기 시즌 플레이어의 데이터입니다. 많은 플레이어가 정복자 레벨 5,000 미만이었기에 기준에 맞게 환산하였습니다.

야만용사

성전사

악마사냥꾼

수도사

강령술사

부두술사

마법사

대균열 평균

135

136

124

134

118

120

130

시즌 강화 효과로 어느 직업이 가장 혜택을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어느 직업을 선택하는지, 적은 노력을 투자하는지도 명확하게 보입니다.

이것이 저희 목표지만, 물론 목표를 항상 완벽하게 달성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게임이 그렇듯이, 디아블로 III도 시스템적 특이 사항이 아주 많습니다. 하나를 변경하면 나비 효과로 게임의 여러 부분에 영향이 미칠 수 있으므로, 저희는 하나하나의 변경 사항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계산해야 합니다. 또 아무리 공을 들여도 의도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여러 차례 시행착오가 필요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저희는 특정 직업이 기준을 얼마나 웃돌거나 밑도는지에 따라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 +/- 1-2 대균열 단계: 기준에 거의 부합합니다. 문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오차는 무작위성 요소(완벽한 괴물 배치)나 플레이어의 실력 상한이 높은 것(훌륭한 플레이와 타이밍)에서 비롯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 3-4 대균열 단계: 위험한 단계입니다. 직업을 상향/하향해야 할 가능성이 있지만,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경우입니다. 면밀하게 관찰해야 하는 단계죠.
  • +/- 5 이상의 대균열 단계: 상당한 변경이 필요합니다. 이 범위에 드는 직업은 기준을 웃돌거나 밑도는 게 분명하며 조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종합 데이터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위의 표는 직업의 전체적인 위력을 나타낼 뿐, 개별 직업 세트의 위력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위력이 약한 빌드가 있어도 강한 빌드가 평균을 올려서 전체적으로 볼 때는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희는 큰 그림이 아닌 세트와 아이템 수준에서 변경 사항을 적용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빌드의 위력에 따라 한 번 더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직업 세트든, 악몽의 유산 기반이든 말이죠). 위 내용은 저희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의 예시로, 어떤 직업에 먼저 신경써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대균열 150 상한

많은 여러분이 궁금해하던 중요한 사항인데요, 저희는 대균열 상한을 150단계 위로 올릴 계획이 없습니다. 이유를 요약하자면 해결되는 문제보다 새로 생기는 문제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대균열로 게임 종반을 확장하는 건 디아블로 III에 있어 좋은 방식이 아닙니다. 게임 출시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지금, 저희는 현재 게임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게임플레이를 보장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 새로운 빌드를 추가할 것이며 (2) 낙후된 기존 빌드를 향상시킬 것입니다. 상한을 유지하고 그에 대해 신경을 덜 쓰면 저희가 게임플레이를 더 다양하게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솔로 대 파티 디자인

저희가 4인 파티에만 맞추어 밸런스를 조정한다는 오해가 있습니다. 물론 4인 파티에도 신경을 쓰고 있지만, 거기에만 집중하는 건 아닙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파티 플레이를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저희는 최대한 많은 분이 출시된 콘텐츠를 즐기기를 바라며, 따라서 디자인할 때부터 두 스타일을 모두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쪽만을 고려해서 콘텐츠를 디자인하면 나머지 한쪽은 악영향을 받아 플레이의 재미가 확 떨어질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파티 플레이에서만 빛을 발하는 zDPS, 다시 말해 ‘초당 공격력 0’ 빌드입니다. 저희는 이 스타일을 권장해야 할지 아니면 최대한 피해야 할지(아니면 없애야 할지) 오랫동안 논의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디아블로 게임의 본질은 괴물을 죽이고 전리품을 획득하는 건데, 이 스타일은 얼핏 보면 그 본질과 맞지 않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zDPS는 모든 플레이어가 즐기는 방식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분이 있는 건 명확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독특한 게임플레이 방식을 지금 즐기고 있는 여러분에게서 빼앗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zDPS 빌드를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저희는 솔로냐 파티냐를 떠나 완전히 새로운 빌드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아이템 능력과 세트를 디자인하는 것, 또는 위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직업 기술을 강화하는 아이템을 만드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죠.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여러분입니다. 저희가 어떤 말씀을 드리든 커뮤니티 여러분은 상상도 못 한 아이템과 기술 조합을 생각해낼 거라고 믿으며, 어서 그 조합을 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게임 시스템과 애니메이션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난 문제성 게임플레이 스타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주로 서버의 능력치 스냅샷을 악용하거나 기술 애니메이션을 중단하는 건데요, 이러한 플레이는 게임의 밸런스를 어지럽히고 저희가 기술이나 아이템을 변경하기 어렵게 합니다. 기술이나 아이템을 하향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해당 편법을 사용하지 않는 직업의 나머지 빌드도 피해를 받게 되니까요. (바주카 마법사와 후딜레이 캔슬을 말하는 겁니다, 여러분.)

저희는 밸런스를 해칠 수 있는 이러한 빌드를 조정하고 싶지만, 동시에 그 결과로 해당 직업이 약해지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저희가 문제를 수정하는 동안 플레이어는 실험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것이므로 이 과정은 기나긴 두더지 잡기 게임이 되겠지요. 일단은 특정 기술의 애니메이션 캔슬을 막을 것입니다.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직업은 성전사일 겁니다. 그 외에도 이 "편법"이 막혀서 영향을 받는 직업이 있지만, 어떤 직업도 약해지게 하지는 않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이어서 게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비슷한 시스템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대응해 나아갈 계획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여러분의 글을 읽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시간을 들여 읽어 주시고 저희 생각에 관심을 가져 주신 데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많은 정보를 전해드렸는데, 그중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물론 그래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언제나 환영하니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직업 토론장이나 일반 토론장에 꼭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테스트 단계가 시작되면 공개 테스트 서버 버그 제보 토론장을 이용하셔도 되고요. 저희는 모두 디아블로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게임 내 채팅을 읽거나, 저희 서브레딧에서 놀거나, 소셜 미디어에서 잡담을 하면서 여러분과 여정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개발팀이 지옥의 미래를 계획하는 동안 여러분이 이 글을 통해 저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플레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 여정을 함께해 주세요!

-디아블로 III -